가족 보드게임 페어리 링 플레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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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 링 주요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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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게임 소개
- 플레이어는 색깔 별 게임 판과 마커, 요정 기물, 무작위 0라운드 카드, 1라운드 카드를 나눠 받고 세팅한다.
- 플레이어는 자신의 요정 말을 0라운드 카드를 앞이 보이게 뒤집고, 그 위에 놓는다.
- 각 플레이어는 모두 1라운드 카드를 한 장 골라 자신의 판 아래 슬롯에 두고 나머지 카드는 옆으로 기울여 놓는다.
- 플레이어는 자신의 차례가 되면 뒤집어 놓았던 카드를 앞이 보이게 보여주고 0라운드 카드를 기준으로 왼쪽, 오른쪽, 같은 종류일 경우 위로 쌓기 중 하나를 골라 카드를 배치한다. 배치한 카드 좌측 상단의 숫자만큼 차례가 움직이는 방향대로 요정 말을 다른 사람의 버섯으로 이동한다.
- 요정 말이 특정 플레이어의 특정 버섯에 멈췄다면, 그 버섯의 효과를 적용하여 테이블 중앙에 위치한 마나 토큰(파란 숫자)을 수급한다. 만약 자신의 차례에 다른 사람의 버섯에 멈추었는데, 그 버섯이 나의 판 위에도 있다면 나도 효과를 적용하여 마나를 수급할 수 있다. 수급한 마나가 20이 된다면 다시 테이블 중앙으로 되돌리고 점수를 1점 올린다.
- 플레이어는 1라운드에 총 6번의 차례를 갖고 각각 플레이를 진행하며, 총 2라운드를 통해서 게임은 종료되게 된다.
- 플레이어는 많은 버섯 카드를 좌우로 배치하거나 쌓아 자신의 버섯 카드 위에 요정이 멈춰 가면서 많은 마나를 획득하도록 설계한다.
- 플레이어는 화면 중앙의 목표 카드를 달성하여 자신의 세 개의 마커 중 하나를 사용하여 달성 여부를 체크하고 점수를 1점 획득할 수 있다.
- 게임 종료 시 플레이어들의 점수를 비교한다. 동점일 시 마나가 더 많은 사람의 최종 승리!
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본 특별한 것
1. 예상을 벗어나게 만드는 무작위/상호작용에 의한 변칙 플레이 유도 요소들
페어리링에서는 무작위 요소를 두 가지 제공하는 것으로 게임을 다소 전략적인 플레이를 유도한다. (1) 손에 든 카드 전체를 계속해서 옆 사람에게 돌리기 / (2) 다른 플레이어의 예측 불가 버섯 배치 두 가지로 나누어 알아보자.
플레이어는 두 개의 라운드를 총 열 두 차례를 진행하면서 게임을 플레이한다. 한 차례를 끝내면 옆 사람에게 카드 뭉치 전체를 돌리게 되는데, 이 때 플레이어는 다음 차례 자신이 들어올 카드를 알지 못한 채 플레이하게 되는 굉장한 제약 요소가 생기게 된다.
자신의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모든 카드를 손에서 소진한다면 다소 캐주얼한 가족 보드게임이 될 수 있는데, 옆 사람에게 내 카드를 넘기는 것으로 나는 다음 차례, 그 다음 차례에 무슨 카드를 받을 지 모두 외우지 않는 이상 기억하기 정말 어려운 난이도 급상승 메모리 전략 게임으로 돌변한다.
이 상황을 플레이어는 승리로 이끌기 위해 자신이 가진 차례에 그 때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카드를 내려놓아야 하는 선택을 강요받는다. 간단한 제약으로 큰 리스크를 떠안고 플레이하는 점은 다른 게임에서 보기 어려운 요소다.
두 번째 요소는 다른 플레이어의 배치로 인한 자신의 전략 예상을 와장창 깨버리는 것이다. 카드 섞기를 당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뚫어져라 자신의 앞에 놓인 버섯과 자신의 요정 말 위치를 보고 계산해서 카드를 내려 놓아보려 해도, 나보다 먼저 하는 플레이어들의 위치 선정으로 내가 가고자하는 요정 위치도 달라지면서 마나 수급도 못하는 어이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 일쑤다.
플레이어는 그래서 다른 사람이 어디 놓을 지까지 빙의해서 전략 구상을 해야 하는 그야말로 골머리가 썩을 대로 썩는 게임으로 순식간에 변모하는 것이 특징이다.
2. 버섯 카드를 내려놓는 방식에 따른 플레이에 미치는 상호작용
플레이어는 자신의 판 위에 버섯을 깔아둘 수 있다. 어떤 플레이어의 요정 말이던지 내 버섯 카드에 내려 앉는다면 나는 점수와 직결되는 마나 토큰을 수급한다.
점수 획득도 중요한 개념이지만, 동시에 이 카드는 이동 발판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버섯을 옆으로 펼치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 한 마디로 무한정 늘어나는 이동 발판인 셈이다.
버섯을 중첩으로 많이 먹기 위한 플레이를 하기도 하지만, 좌우로 버섯을 쭈욱 늘여버리는 플레이를 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버섯 카드 중에는 그것을 권장하는 카드도 존재한다!
단순히 내려놓기만 한다면 특별하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이걸 이동 발판, 그것도 공용의 이동 발판이 된다는 점이 정말 독특하다는 것이다. 발판이 옆으로 늘어날수록 다른 플레이어는 지나가야 하는 칸이 굉장히 길어진다. 해당 플레이가 상대에 대한 견제나 공격이 아니더라도 다른 플레이어는 여기에 큰 상호작용을 미쳐 영향을 받게 되며 이를 고려한 플레이 방향성의 변경을 요구하게 된다.
게임 플레이에 대한 경험과 느낌
귀엽고 차분한 꽃과 요정 컴포넌트에 숨겨진 정신없는 파티와 전략!
처음 꺼낸 보드게임의 기물과 카드는 정말이지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들이었다. 어쩜 게임이 이렇게나 예쁠까 싶었다.
하지만 웃기게도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끝날 때까지 느끼는 것은 '혼란스럽다', '예측불허하다' 와 비슷한 감정들이었다. 내가 예상하고 할 수 있는 행동은 카드 뭉치 중에 하나 내려놓고, 왼쪽 오른쪽 쌓기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만 같았다. 🤣
암만 예상해도 다른 플레이어는 내가 생각한 위치에서 벗어나서 자꾸 버섯을 깔지를 않나, 내가 가고 싶은 요정은 내가 생각한 위치를 지나가버리거나 엄한 곳에서 멈춰버리기 일쑤였다.
보통 내가 생각한 것을 다른 사람들도 하거나 나의 예측을 벗어나는 점이 전략 게임에서의 당연하면서도 고려해야 하는 수 싸움 일테지만, 이 게임은 강제로 내가 가진 카드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나도 새로 카드 뭉치를 받는 것으로부터 내 예측에서 자꾸만 빗나가는 점이 신기했다. 주사위라면 많이 해봤을 테니 익숙해져서 내가 하고 싶은대로 못하는 것이 정상이건만 이 시스템에서의 혼란은 자주 경험해보지 못했다.
보드게임 하는 사람들은 점점 장고를 하는 것에서 '에이 몰라!' 하면서 머리를 쥐어 싸매며 카드를 내려 놓는 순간들로 바뀌었다. 그런데 그것이 꽤나 게임을 더 재미있고 웃기고 캐주얼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는 점이 신기했다. 사람들은 그렇게 플레이하고 나서도 또 자신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다음 수를 준비했다. 결국 내 의도대로 되는 것은 없으니 장고를 하지 말라고 만든 시스템일까 싶은 그런 느낌이다.
이 게임은 운칠기삼 정도로 내 실력이 덜 들어가는 게임으로 분류하지만, 다른 도파민을 뽑아내는 운빨보다는 불합리한 예측에서 기인하는 것만 같은 신기한 경험이었다. 보드게임은 내가 조작하면서 그 세계를 굴리지만, 이 게임은 마치 내가 혼란이 예기된 세상에서 굴러다니는 느낌이랄까.. 재미있으면서도 오묘했던 꽃과 요정, 버섯의 향기에 취해 다시 하고 싶은 그런 게임이었다.